세입자 집 몰래 들어가 살피면..방실수색죄

세입자의 집에 침입해 방을 뒤지고 속옷 냄새를 맡은 건물주 아들에게 법원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방실수색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지난 21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14일 낮 1시10분쯤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 사는 30대 여성 B씨의 집을 허락 없이 뒤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에 따르면 A씨는 범행 당시 B씨의 옷장에서 속옷을 꺼내 냄새를 맡았다. 신발장과 수납장 문을 열어 안에 보관된 물건을 살펴보기도 했다.

형법 321조는 사람의 신체·주거 또는 그 사람이 관리하는 자동차·선박·항공기, 혹은 사람이 점유하는 방을 수색할 경우 벌금형 없이 3년 이하의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A씨는 재판부가 "어떻게 (범행 장소에) 들어갔냐"고 묻자 '자신의 부모가 건물주다. B씨가 에어컨 수리를 요청하면서 도어락 비밀번호를 알려줬다'고 진술했다.

법원 인사이동 전 1차 공판을 열었던 재판장은 A씨에게 "행위태양이 좋지 않다. 죄질이 나쁘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A씨가 "주택 임대인의 지위를 이용해 임차인 B씨의 주거에 들어가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하며 엄벌을 구하고 있다. A씨는 B씨로부터 용서를 받지도 못했다"며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전과가 없는 점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해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