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승진 스펙 덜 본다…근무성적 우수자가 더 유리

올해 하반기 소방 공무원의 승진부터 근무평정 배점이 확대돼 자격증 다수 보유자가 승진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스펙 대신 평소 근무성적이 우수한 소방관이 승진에서 더 유리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승진 심사 대상 범위가 축소돼 승진 기회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국민안전처는 이 같은 내용의 '소방공무원 승진임용 규정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6월30일부터 시행한다고 14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소방령과 지방소방령 이하 소방관의 승진대상자명부 작성시 근무성적 평정점수 반영 비율을 현행 50점에서 60점으로 높인다.

반면 교육훈련성적 평정점수 비중은 25점에서 15점으로 낮춘다. 지휘역량교육성적(6점→3점)과 전문능력성적(6점→3점)이 각 3점씩, 체력검정성적(7점→5점)과 직장훈련성적(6점→4점)이 각 2점씩 낮아지게 된다.

자격증을 따면 자동으로 만점이 부여돼 변별력이 없다시피한 교육 점수를 없애는 대신 근무평정의 비율을 늘려 평소 성실히 근무하는 소방관이 승진을 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승진을 하려고 체력 검정과 자격증 시험 준비에 매달리면서 시험 철만 되면 일부 소방관이 업무를 소홀히 하는 폐단도 없앨 수 있다는 게 안전처 측의 판단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자격증 취득에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낭비"라며 "기관장 평가 항목인 업무 충실도 비중을 더 반영하자는 인식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승진 기회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승진 예정 인원의 4배수로 하던 심사 대상 인원 수를 5명 이상인 경우 3배수로 뽑기로 규정을 바꿔서다.

단 1명을 뽑을 경우 심사 대상 인원 수를 5명, 2명이면 8명, 3명이면 11명, 4명이면 13명까지 각각 후보자를 취합해 승진자를 최종 확정한다.

이 관계자는 "승진심사가 가능한 범위를 4배수로 규정한 현행 제도가 디테일한 심사를 어렵게 한다는 지방의 요구가 많았다"면서 "인원을 많이 뽑을 때에는 심사 인원이 많아져 대상자를 거르기 힘들어지는 측면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