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소개로 만난 여성과 술을 마신 뒤 모텔에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입건된 대구의 한 경찰관(본지 3월 24일 자 6면 보도)이 검찰 조사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같은 사건을 두고 경찰과 검찰의 해석이 정반대로 갈린 셈이다.
대구 수성경찰서 소속 A(30) 순경은 지난 2월 6일 오후 10시쯤 대구 동구 동촌유원지 인근에서 지인 소개로 만난 B(24·여) 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숙박업소로 들어갔다. 미혼인 두 사람은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다.
잠시 후 B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A순경에게 준강간 혐의를 적용, 불구속 입건했다. 만취한 B씨를 성폭행하려 했다는 혐의였다.
이 사건의 객관적인 증거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전부였고, 두 사람의 진술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A순경은 "B씨가 명시적으로 성관계 동의 의사를 밝히진 않았지만 묵시적인 동의는 있었다"고 부인했다. 반면 B씨는 "전혀 기억이 없는 상태에서 술이 깬 다음에야 성관계 사실을 알았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A순경이 B씨가 저항할 수 없는 상태임을 이용해 성폭행한 것으로 봤다. B씨가 A순경과 함께 걸어가는 동안 이따금 몸을 가누지 못했다는 점 등이 이유였다.
그러나 검찰의 판단은 달랐다. 검찰 관계자는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피해 여성이 정신을 잃었거나 저항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진술을 통해 B씨가 심신상실 상태였다는 점을 A순경이 눈치채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제 식구 감싸기' 논란을 의식한 경찰이 일단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뒤 검찰에 판단을 미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A순경은 명예회복을 기대하면서 피해 여성의 항고 여부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사자는 검찰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한 달 안에 이의(항고)를 제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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