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형사판결

살인 행위 SNS 올린 20대, 무기징역→25년형 감형

학운 2017. 3. 29. 10:39

자신이 살해한 여성의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징역 25년으로 감형됐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 등이 고려됐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이영진)는 최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백모씨(25)가 '1심에서 선고한 형은 너무 무겁다'며 낸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201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 동포 백씨는 지난해 3월 중국 동포인 A씨(32·여)를 성폭행한 뒤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백씨는 노래방 접대부로 만나 친분이 있던 A씨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성관계를 시도했지만, A씨가 반발하자 얼굴을 때려 저항하지 못하게 한 후 성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자신을 신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자 백씨는 물을 받은 대야에 A씨의 머리를 강제로 집어넣어 익사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씨는 숨진 A씨의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SNS에 올려 자신이 죽였다는 글을 올리고, 다른 SNS 사용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또한 '4명의 여성을 더 살해했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A씨가 혼자 잠을 자다가 죽은 것처럼 위장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스스로 경찰에 전화해 "아는 누나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신고를 했다.

1심은 "백씨는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A씨를 살해하고 사진을 SNS에 올려 과시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였다"며 "범행을 은폐하려 했고 실종 신고까지 하는 태연자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참여재판에 의한 배심원들은 백씨를 사회에서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배심원 9명 중 과반수인 6명이 제시한 무기징역을 존중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항소한 백씨는 1심의 판단은 사실을 오해했기에 잘못 내려진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A씨와 합의해 성관계를 가졌고, 머리를 대야에 담근 건 의식을 잃은 A씨를 깨우려는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것도 정신적으로 혼란한 상태에서 진술한 것이라고 밝혔다.

2심은 이런 백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백씨의 자백은 신빙성을 인정할 수 있고 증거도 충분하다"며 "백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1심이 사실과 법리를 오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하지만 백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했고 범죄 전력도 없다"며 "1심 판결 이후 A씨의 유족에게 30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하기도 했다"며 원심의 판단을 뒤집었다

 

한편 2심은 백씨에 대해 20년 동안의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인터넷을 통한 10년 동안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한 1심의 판단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