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형사판결

시리얼 상자에 136억원대 필로폰…통관 쉬운 미 군사우편 악용 밀수

학운 2017. 3. 16. 06:32

ㆍ검찰, ‘이민 2세’ 밀수조직 적발…주한미군 2명도 가담


국제 군사우편을 통해 136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밀반입한 국제마약밀수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밀수 조직원은 모두 미국에서 활동하는 이민 2세들로, 주한미군 병사도 2명 가담했다가 붙잡혔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한국인 ㄱ씨(34·마약밀수 총책)는 지난해 12월 필로폰 4.1㎏을 시리얼 상자 3개에 담아 다른 상자와 섞어 군 위문품으로 가장(사진)한 뒤 경기 평택시 미육군 ○○부대 소속 주한미군 ㄴ일병(20)에게 보냈다. ㄴ일병은 자신의 APO(Army Post Office) 주소로 도착한 이 우편물을 수령해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는 미군 ㄷ일병(20)에게 전달했다.

이후 ㄷ일병은 미군기지 밖에서 마약밀수 조직원인 ㄹ씨(25)에게 우편물을 전달했으며, 밀수 조직원들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오피스텔 금고에 이 필로폰을 보관해왔다. 이 오피스텔에서는 ㄷ일병이 전달한 필로폰 4.1㎏ 외에도 필로폰 89.6g과 코카인 11g이 추가로 발견됐다.

이들은 미 군사우편물이 ‘주한미군 군사우체국(Joint Military Mail Terminal)’에서 통관 절차를 거치지만 일반 우편물보다 통관이 쉽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미 군사우편물의 경우 우정사업본부의 ‘국제우편물류센터’가 아닌 세관 직원이 일정 시간대에 주한미군 군사우체국을 방문해 통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15일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ㄷ일병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 또 군사우편물 주소를 제공한 ㄴ일병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마약밀수 총책 ㄱ씨 등 4명에 대해 지명 수배 및 인터폴 수배를 했다.

검찰 조사에서 일당 중 한국인 6명은 모두 20~30대의 이민 2세들로 드러났다. 현재 2명은 미국 시민권자, 나머지 4명은 미국에서 각종 범죄를 저질러 강제 추방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