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각종 범죄가 벌어지고 있다. SNS를 통해 ‘조건부 만남’을 찾거나 마약을 거래한 데 이어 자살을 돕는 일명 ‘자살 브로커’까지 등장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달 24일 인터넷에서 자살 도구를 판매한 송모(55)씨와 지인 이모(38)씨를 자살방조(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SNS를 통해 ‘고통 없이 자살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자살 시도자들을 모집했다. 문의해 오는 이들에게 자살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다 아예 신경안정제 등을 하나로 묶어 ‘자살세트’ 상품을 만들어 100만원 상당에 팔았다.
두 사람도 과거 자살을 하려 했다. 10여년간 도매업을 한 송씨는 지난해 상반기 사업이 기울어 부도가 나자 자살을 결심했다. 인터넷 자살 커뮤니티에 가입한 그는 뜻이 맞는 사람들과 동반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부업체에 2000여만원을 빌렸다. 금세 이자가 붙어 갚아야 할 돈이 1억원을 넘었다. 그도 자살을 시도했다가 역시 실패했고, 11월쯤 커뮤니티에서 송씨를 알게 됐다.
둘은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자살방법을 찾아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이들을 상대로 돈을 벌기로 의기투합했다. 범행은 두 가지로 이뤄졌다. 죽음을 결심한 이들에게 직접 자살세트를 팔거나, 아예 펜션을 빌려 장비를 설치하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했다.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5명이 송씨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A씨(38·여)는 100만원을 냈고, 50대 한 남성은 송씨 도움을 받아 집에 장비를 설치했다. 나머지 세 사람은 충남 태안에 송씨가 마련한 펜션을 찾아왔다. 송씨와 이씨는 이들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함께 동반 자살하는 척도 했다. 5명의 ‘자살 고객’ 중 실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없었다. 지인이나 가족의 신고로 자살 시도를 하지 못했거나 실패했다.
송씨와 이씨는 경찰이 자신들을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를 채고 다른 사업을 해보려고 했다. 여의치 않자 올해 1월부터 다시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자살 세일즈에 나섰다. 송씨는 “나에게는 죽음의 기운이 있어 죽으려는 자들이 모여든다”며 ‘저승사자’를 자처했다. 20, 30대 여성 58명을 ‘상담’해주다 경찰에 꼬리가 잡혔다.
송씨처럼 SNS를 범죄에 이용하는 사례가 최근 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일 스스로 히로뽕 제조법을 터득해 SNS를 통해 판 황모(32)씨를 붙잡았다. 황씨는 지난해 5월부터 약 10개월간 서울의 한 주택가에서 히로뽕 500g을 제조한 뒤 40여명에게 팔아 2000만원을 챙겼다.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의 아들 장모(18)씨도 SNS에 성매매를 암시하는 글을 올렸다가 지난달 곤욕을 치렀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은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각종 범죄와 관련된 정보가 쉽게 노출된다”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강력히 단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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