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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25억원 쏟아붓는 수두 예방접종… 효과는 미미

학운 2016. 11. 13. 22:44

서울대 연구팀 발표… ‘수두백신 무용론’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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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125억원의 예산을 들여 실시하는 수두 예방접종이 효과가 낮거나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는 수년 전부터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해 왔지만 보건당국은 ‘여러 가지 원인을 분석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

13일 오명돈 서울대병원 교수(감염내과) 연구팀이 대한의학회지(JKMS) 최근호에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된 백신 4종의 효과는 평균 13%로 나타났다.

연구팀이 2013년 수두에 걸린 12세 미만 537명을 대상으로 백신접종 효과를 조사한 결과다. 이는 백신이 수두를 줄이는 비율이 13%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특히 조사 대상자 10명 중 6명이 접종한 2종의 백신은 접종효과가 -5%와 -100%로 나와 백신의 수두 예방효과가 전혀 없었다.

수두는 전수감시 대상 55종의 법정감염병 중 환자 수가 가장 많고 그 증가 속도 또한 매우 빠르다. 지난해 국내 수두 발생 신고 건수는 4만6330건으로 전체의 36.0%에 달한다. 법정감염병 지정 첫해인 2005년 1934명이 신고된 이후 2010년 2만4400명, 2012년 2만7763명, 2014년 4만445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환자 대부분은 12세 이하 어린이로 전체의 91.0%에 이른다.

정부는 수두를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시켜 생후 12∼15개월 영유아에게 1회 접종을 하고 있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지난해 기준)은 125억원(국비 60억, 지방비 65억)에 이른다. 하지만 오명돈 교수팀의 연구에서 수두 백신 효과는 접종 첫해에만 75.8%의 효과를 보였을 뿐 이듬해부터는 계속 줄어 4년이 지나면 -7.2%까지 떨어졌다. 반면 외국의 수두 백신 접종효과 연구에서 미국은 87%, 독일 86%, 중국 84% 등 상대적으로 높았고 시간이 흘러도 효과가 유지됐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백신 관련 당국자들은 “백신의 효과는 기준을 무엇으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 있고 수두 신고 건수도 확진환자 수와는 다르다”며 “다만 접종 스케줄상의 문제는 없는지, 부작용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연구는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우리나라 수두 백신이 접종 대상자 97%에게 면역효과를 보이고 이 중 90% 이상은 6년간 항체가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한양대 의대 오성희 교수 연구팀이 2년 전 국내 수두 백신 효과는 54%여서 통계적으로 무의미하다는 내용을 발표하는 등 의료계에서는 백신 효과에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외국에 비해 유독 국내 백신의 효과가 낮게 나타나는 것은 백신의 공장 출하단계나 유통과정, 의료기관에서의 보관·관리 등에 있어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오명돈 교수는 “백신 효과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수차례 나온 만큼 백신 제조과정부터 접종 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원인에 대해 (보건당국이) 연구를 해야 하는데 그다음 단계로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미국처럼 접종을 두 번 하자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차피 효과가 없는 백신이라면 두 번을 맞아도 의미가 없으니 백신 효과성에 대한 보다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