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만 빌려줘"…235억원대 렌터카 사기친 30대 구속

'전북 렌터카 사기사건' 피의자가 구속됐다. 현재까지 드러난 피해 금액은 235억원, 피해자만 무려 12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사기)로 A씨(30대)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이와 함께 A씨 아내 등 범행을 도운 3명과, 차량이 장기 렌트 등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이를 판매한 딜러 5명 등 8명을 추가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타인의 명의로 구입한 210억원 상당의 차량 261대를 넘겨받아, 이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방식을 통해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차량 매입에 명의를 빌려주면 렌터카 대여 사업을 통해 할부금과 수익금을 주고, 차도 싸게 타게 해주겠다"고 말하며 투자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몇 달 뒤에는 그 차를 아예 법인으로 인수할테니 걱정말라"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사업이 커질수록 더 많은 차가 필요해진 A씨는 주변 지인과 지인들을 통해 알게 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등 계속해서 투자자 모집을 이어갔다.

이같은 방식으로 A씨에게 본인 명의로 된 차량을 제공한 사람만 52명. 이들 명의로 A씨가 확보한 차량은 모두 261대로 파악됐다.

이 중 외제차가 55%를 차지했고, 나머지 45% 차량은 국산차였다. 이중에는 2억원을 훌쩍 넘는 고가의 차량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아내 명의의 사업자등록증을 보여주기도 했으며, 실제 일정 기간 차량 할부금과 수익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A씨가 지급하던 할부금은 뚝 끊겼다. 이에 피해자들은 캐피탈 등 대출회사로부터 할부금을 갚으라는 독촉에 시달려야 했다.

A씨는 고객들에게 '저렴한 임대료'를 강조하며 수천만원씩 보증금을 받아내기도 했다. 그는 확보한 차량 261대 중 85대 가량을 65명에게 보증금을 받고 대여했다.

실제 A씨는 한 피해자 명의로 BMW M8 차량을 매달 459만원, 60개월 할부로 빌린 뒤, 또다른 피해자에게 보증금 2000만원을 받고, 월납입금 180만원에 재렌트하는 등 범행을 이어왔다.

또 이러한 범행으로 편취한 5억6000여만원을 생활비로 쓰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차량 보증금 등 범죄 수익금을 생활비로 사용했다"며 범행을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북경찰청은 전북지역 뿐 아니라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접수된 관련 사건 등을 모두 병합해 수사해왔다.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고소장을 제출한 사람은 모두 129명이다. 지역별로는 전주완산서 64명, 부안 26명, 익산 10명, 전주덕진서 4명, 타지역 25명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공범들을 상대로 추가 범행 여부에 대해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며 "이번 사건처럼 명의를 빌려주거나 저렴한 가격에 차량을 빌릴 경우, 계약한 당사자가 책임을 떠안을 수 있는 만큼 서명 하기 전 꼼꼼하게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