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에 상점의 출입문을 발로 걷어차 잠금 고리를 떼어낸 뒤 상점 안으로 침입해 절도한 경우 단순 절도죄가 아닌 특수절도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 건물의 일부를 손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이유다.
2004년 1월 A씨는 야간에 상점의 불이 꺼져 있어 상점 안의 사람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상점의 출입문을 손으로 밀어 열려고 했다. 그러나 출입문은 그 하단에 부착되어 있던 잠금 고리에 의하여 잠겨져 있어 열리지 않았다.
A씨는 상점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출입문을 발로 걷어찼다. 이에 잠금 고리의 아래쪽 부착 부분이 출입문에서 떨어져 사이가 뜨게 되면서 출입문이 열리게 됐다. 이에 A씨가 상점 안으로 침입해 담배와 현금 등을 훔칠 수 있었다.
이런 A씨의 행위에 대해 원심은 “상점의 출입문 하단 잠금 고리가 약간 벌어져 있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술에 취하여 발로 출입문을 걷어차 위와 같은 상태를 만든 것만으로는 건물의 일부를 손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절도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물리적으로 위장시설을 훼손하여 그 효용을 상실시키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라며 절도죄를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특수절도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건을 원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특수절도죄는 절도죄와 마찬가지로 절도 행위에 대해 적용되지만 몇 가지 특수한 조건이 충족됐을 때 적용된다. 이 사건에서는 같은 행위를 두고 특수절도죄인지 단순 절도죄인지에 대해 판결이 엇갈렸지만 특수절도죄로 결론이 내려졌다.
A씨는 상점 출입문을 발로 걷어찼고 그 결과 잠금 고리가 떨어졌다. 그렇다면 이 행위는 문을 손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
◇판결 팁 = 특수절도죄와 절도죄는 받을 수 있는 형벌의 범위에 큰 차이가 있다. 특수절도죄가 무겁게 처벌된다. 야간에 문이나 벽 등 건조물을 손괴하고 들어가 절도를 저질렀다면 특수절도죄에 해당한다. 이 사건에서는 문을 발로 차 잠금 장치를 떨어뜨린 것에 대해 단순 절도죄 적용한 원심을 대법원이 파기하고 특수절도죄를 적용하라는 취지로 돌려보냈다.
◇ 관련 조항
형법
제329조(절도)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331조(특수절도)
①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전조의 장소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②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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