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소송 중인 아내 감금하고 인두로 지지며 고문한 50대 남편, 항소심서 징역 7년 선고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감금하고 인두로 지지는 등 잔혹한 수법으로 고문한 50대 남편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아내를 살해하려 한 살인미수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형량을 낮췄지만 잔인한 범행 수법을 고려해 중형을 선고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윤준)는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51)씨의 항소심에서 징역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선DB

김씨는 지난해 3월 이혼 소송 중인 아내 A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주점으로 불러내 양손에 수갑을 채우고 입에는 재갈을 물려 26시간 이상 감금했다. 김씨는 인두로 A씨의 손등과 볼, 허벅지 등을 지졌다. 또 재단용 가위로 등을 내리찍거나 신체 일부를 자르기도 했다.

김씨는 아내 A씨가 자신 몰래 사채 등 거액의 대출을 받고 가출한 뒤, 자신을 가정폭력으로 고소하고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1심 재판에서 겁을 주려 했을 뿐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1심은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김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의심스럽긴 하지만 김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살인미수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A씨를 언제든 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가혹행위만 반복한 점, 범행 도구가 생명을 빼앗는 데 적합한 도구로 보긴 어렵다는 점, A씨가 재결합 의사를 보이자 곧바로 병원으로 데려간 점 등을 이유로 이같이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잔인하고 엽기적인 범행을 저지른 점은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피해자가 쉽게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신체적 충격을 받았을 것이 분명하다”며 “김씨를 엄중히 처벌하는 게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