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앵커 ▶
전봇대들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통신사와 유선방송사업자들이 무단으로 설치한 이런 통신선들 때문인데요.
보기도 안 좋고, 사고 위험도 크죠.
몰래 설치했다 들켜도 전봇대 한 개에 2만 7천 원만 내면 되는데, 한전의 관리 소홀을 틈타 이런 얌체 통신선들이 전국의 전봇대를 야금야금 점령해가고 있습니다.
김준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각종 통신선들이 전봇대 하나에 마구 뒤엉켜 있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정도로 축 늘어져 매달려 있거나 중간에 잘려 방치된 것도 쉽게 눈에 띕니다.
무게를 견디지 못해 기울어진 전봇대도 있습니다.
[주민]
""끊어진다든가 하면 고압선이 저기 위에 있으니까 너무 불안하기도 하고…."
사고 위험 때문에 전봇대에는 설치할 수 있는 전력선과 통신선의 위치와 수량이 정해져 있습니다.
문제는 한전 승인 없이 몰래 설치한 통신선들입니다.
수십 가닥의 선들이 연결된 과적 전봇대에선 여지없이 무단설치 통신선들이 발견됩니다.
[한전 관계자]
"원래는 23가닥인데…더 나온 거예요."
통신선들이 무단설치된 전봇대는 한전이 적발한 것만 전국에 21만여 개나 됩니다.
[통신사업자 관계자]
"차가 때리면 위험한 건 맞아요. 근데 만져서 감전되고 이런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적발이 되더라도 통신사들은 전봇대 한 주당 1년 사용료의 세 배인 2만 7천 원 정도만 내면 끝.
가입자 유치로 얻는 이익에 비해 미미한 수준입니다.
한전에 문 위약금이 지난 5년간 2천500억 원이나 되는데도 무단설치가 줄기는커녕 급증하는 이유입니다.
[한전 관계자]
"밤에 몰래 설치를 하고 가면 통신선 색깔도 다 똑같은데 관리가 힘든 거죠."
[최연혜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명백한 불법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재산을 탐하는 행위라고…."
한전이 전봇대 지중화 사업을 시작한 지 30년째.
예산 문제로 겨우 21% 묻는 데 그치는 사이, 아직 남아있는 전국의 전봇대 900만 개는 얌체 사업자들에게 점령돼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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