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과실로 감염됐는데도 수백만원이 드는 치료비를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니 말이 됩니까.”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또다시 최소 500명 규모의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발발하면서 피해자들의 치료비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C형간염은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약값만 3000만~4000만원에 달한다. 다행히 지난 5월부터 C형간염 치료제인 ‘소발디’ ‘하보니’에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부담금은 수백만원대로 낮아졌다. 유전자 2형 C형간염 치료제인 소발디의 경우 12주 치료를 가정했을 때 약 650만원까지 비용이 경감됐다. 본인부담상한제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환자 부담은 최저 120만원에서 최고 5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건강보험이 적용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백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는 개인이 부담하기에 적지 않은 수준이다. 게다가 환자가 병원에 보상을 요청하려면 병원 측의 과실로 인한 감염이란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하는데, 서울현대의원의 경우 아직까지 물증이 없는 상태다. 지난 3월 질병관리본부의 현장조사 당시에는 주사기, 바늘 등에서 C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향후 역학조사에서 물증을 찾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해당 의원이 비급여 시술을 많이 해서 사실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피해자들은 일단 자비로 치료를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경제적 부담 때문에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등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의 과실로 감염된 것이 아닌데도 수백만원에 달하는 치료비를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건 불합리하다”면서 “다나의원과 한양정형외과 피해자들도 아직까지 모두 본인 돈으로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의 집단감염 피해자들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아직까지도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거나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초 집단감염이 발생한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 피해자 435명은 집단감염 사실이 밝혀지자 원장이 자진폐업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어 보상금을 청구할 대상조차 없어졌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가 피해자들에게 치료비를 먼저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다는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아직까지 지원이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기관에서 C형간염 집단감염 사태가 잇따라 발생하자 C형간염을 ‘표본감시’에서 ‘전수감시’로 전환하기 위한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C형간염 관리는 현재 180개 의료기관에서만 표본감시 체계로 운영되고 있어 집단감염 사실을 신속히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연내 입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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