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의료·국제

CJ그룹, M&A 엔진 재점화…동양매직·맥도날드 인수전 불꽃

학운 2016. 8. 24. 22:23

CJ그룹이 인수·합병(M&A)에 재시동을 걸었다. 연이은 M&A로 덩치를 키워온 CJ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사면 복권을 계기로 이전과 같은 공격적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의 모태 CJ제일제당(097950)은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 ‘메타볼릭스(Metabolix)’의 핵심 자산을 사들인다고 23일 밝혔다. 메타볼릭스는 1992년에 설립된 산업용 미생물·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전문 업체다. 예상 인수금액은 1000만달러(약 112억원) 수준이다.

그간 CJ가 수천억원대 인수전에 이름을 오르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큰 금액은 아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4월 중국 기능성 아미노산 업체 ‘하이더’ 지분 100%를 36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M&A시장에서 통 힘을 쓰지 못했던 CJ가 이재현 회장 복귀를 기점으로 다시 큰 손으로 돌아올지 관심이 쏠린다. /조선일보DB

◆ 인수·합병으로 큰 CJ…이 회장 부재 중에는 무기력

재계는 인수 금액보다 인수 시점에 주목한다. 메타볼릭스는 이 회장 사면 이후 발표한 첫 인수 사례다.

이 회장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M&A를 통해 CJ의 몸집을 불렸다. 2000년 5월에는 국내 TV홈쇼핑의 원조격인 39쇼핑(현 CJ오쇼핑)을 인수해 유통사업에 첫 발을 디뎠다. 이어 양천방송과 드림시티를 차례로 사들이며 케이블TV 시장을 장악했고, 플래너스를 인수하며 게임산업에 진출했다. 2009년 온미디어 인수는 CJ E&M이 지금 지위를 차지하는 밑받침이 됐다. 1995년 1조7300억원이었던 CJ그룹 매출 총액은 2015년 29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회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 CJ는 M&A 시장에서 통 힘을 쓰지 못했다. CJ가 작년과 올해 국내외에서 추진한 크고 작은 M&A는 10건이 넘는다. 이 중 중국 물류기업 룽칭물류(榮慶物流)와 선전 스피덱스 커머셜 서비스, 터키 극장체인 마르스를 제외한 나머지 시도는 번번이 무위로 돌아갔다. 전자상거래기업 티몬과 택배업체 동부익스프레스, 농약 제조사 동부팜한농 등의 경우 인수를 추진하다가 정작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정수기 렌탈시장 1위 업체 코웨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가 마지못해 인수 의사를 접었다. 당시 CJMBK파트너스가 원하는 매각가를 맞추기 위해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Haier)’과 손잡는 의욕까지 보였다. 하이얼이 인수를 포기한 뒤에도 CJMBK에 입찰 연기를 요청하며 미련을 드러냈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큰 계약인 만큼, 최종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이 회장의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 회장 구속 직전이던 2012년 2조9000억원에 달했던 연간 투자 금액은 2015년 1조7000억원으로 41% 줄었다.

CJ그룹 매출·투자실적 추이 /그래픽=이진희

◆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戰 남아…“공격적 접근하겠다”

CJ는 올해 유통업계 M&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한국맥도날드, 동양매직 인수전에 동시에 뛰어들었다.

지난달부터는 한국맥도날드 기업 내용과 적정 가치를 파악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한국맥도날드 매각 가격으로 5000억원 정도를 생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 일정은 9월 중순쯤 확정될 예정이다. CJ그룹에서 식품 관련 사업을 주도하는 CJ푸드빌이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동양매직은 인수에 성공하면 지난해 코웨이 인수 실패의 악몽을 잊게 해줄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코웨이에 견줄만한 대형 생활가전업체인데다, 정수기·레인지 후드 등 가전 렌탈 사업을 통해 CJ홈쇼핑 등 유통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3년에 걸친 총수 공백 위기 속에서도 2020년 매출 100조원, 해외 비중 70%라는 ‘그레이트 CJ(Great CJ)’ 청사진을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 3~4년간 매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에 한층 공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