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식품클러스터가 올해 말 산업 부지 조성 마무리를 앞두고도 부지 분양, 기업 유치 등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30개에 달하는 투자 양해각서(MOU) 체결 기업 중 실제 분양계약을 했거나 투자신고를 한 기업은 19곳에 불과하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전북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산업용 부지 120만㎡(36만평) 중 약 50%가 입주기업이 공장 착공을 할 수 있도록 조성이 마무리됐다. 농식품부는 올해 말까지 전체 부지 조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산업단지 조경과 도로포장 등까지 완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조성된 부지에 공장을 짓겠다며 분양받은 국내 기업은 하림, 조은건강 등 8곳에 그친다. 면적 기준으로는 전체 클러스터 산업부지의 13.2% 수준인 15.8㎡(4.8만평)만 사용주가 확정된 것이다. 국내에 외국인 투자 신고 작업까지 마무리한 해외 기업은 11곳이다. 이들 기업은 공장 부지를 분양받지 않고 임대 사용할 수 있다. 해외 기업을 포함해 공장 건설·투자 계획을 분명히 한 기업은 19곳인 셈이다. 농식품부가 그동안 기업투자유치 활동을 통해 MOU를 맺었다는 기업 수(130곳)의 15%에도 못 미친다. 지난해 국민일보는 식품클러스터 MOU 체결 기업 107곳을 상대로 투자 의향을 조사한 결과 19곳만 투자 의지가 있는 것으로 확인, MOU 관리 부실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1년여가 지나 클러스터 부지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이다.
이 상태로는 2020년까지 150여개 식품업체와 10여개 연구기관을 입주시켜 식품클러스터를 본격 가동하겠다는 정부 계획이 현실화될지 불투명하다.
국회예산정책처도 ‘2015년 회계연도 결산 분석’에서 정부의 식품클러스터 기업 유치 활동이 실질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예정처는 “기업의 실질적 투자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기업지원체계 구축 등 산업단지 활성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동안 시간이 많이 흐르면서 기존에 MOU 체결 기업 중 투자 의지가 불확실해진 기업도 있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은 기존 MOU에 의지하기보다는 투자 의지가 강한 새로운 기업 발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목표 달성이 힘들 수 있지만 중소·중견기업과 벤처기업 등 장기적 관점에서 식품산업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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