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박정희로 107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박정희 대통령 민족중흥관 건립 58억5000만원, 박정희 대통령 생가 주변 공원화 사업 286억원, 새마을운동 테마공원 조성 사업 870억원, 박정희 대통령 역사자료관 200억원, 박정희 대통령 탄신제 및 추모제 예산 5억3338만원(2009~2015년), 박정희 대통령 뮤지컬 28억원, 박정희 대통령 100주년 탄신제 40억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경북 구미시(시장 남유진)는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사업에 이렇게 세금을 쓰고 있다. 그런데 구미 시민들은 박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구미시의 이런 사업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미기독교청년회(구미YMCA)가 9일 발표한 구미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0.9%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평가는 16.1%에 머물렀다. 하지만 구미시가 40억원을 들여 준비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100주년 ‘탄신제’ 행사에 대해서는 ‘과하다’는 답변이 76.8%나 됐다. ‘부족하다’는 답변은 6.4%밖에 되지 않았다.
‘탄신제’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적절하지 않다’(59.3%)는 답변이 ‘적절하다’(34.2%)보다 더 많았다. ‘탄신제’ 행사를 치르는 것에 대해서는 ‘구미시가 검소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답변이 52.4%로 가장 높았다. ‘민간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라는 답변도 29.0%나 됐다. ‘구미시에서 적극적으로 운영해야한다’라는 답변은 12.8%에 머물렀다.
박 전 대통령을 브랜드화해 역사관광 상품화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51.2%)이 ‘반대’(41.4%)보다 조금 더 높았다. 구미시 발전을 위해 박 전 대통령 브랜드 사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필요하다’(48.8%)와 ‘필요하지 않다’(46.7%)라는 답변이 비슷하게 나왔다. 하지만 정작 박 전 대통령 100주기 ‘탄신제’ 행사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2.4%가 ‘잘 모른다’라고 답했다.
구미기독교청년회는 “구미시와 경북도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 시민들의 어려운 삶은 외면하고 정치적 행보에만 과도한 예산을 쓰는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구미기독교청년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디오피니언에 의뢰해 지난달 26일 실시했다. 구미시에 사는 만 19살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전화걸기(RDD) 방식의 유선전화면접조사와 모바일 활용 웹조사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2.1%, 표본오차는 ±4.4%포인트(95% 신뢰수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