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기술 몰래 보관한 30대...법원 “유출 없더라도 유죄”

방위산업체에 근무하면서 취득한 방산 기술을 유출하지 않고 보관만 하고 있었더라도 유죄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창원지법 형사4단독 강희경 부장판사는 방위산업기술보호법위반, 업무상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창원의 B방위산업체에서 군 잠수함 관련 설계 및 개발업무를 담당하며 취득한 설계도면, 부품리스트 및 제작방법 등 자료 4216개를 허락 없이 개인 노트북 등에 저장한 혐의 등을 받는다.

A씨는 B회사 재직 중 ‘방위산업기술을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사용·공개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기술보호 서약서를 작성했고, 저장매체 등 반납을 약속했다. 또 ‘재직기간 중 취득한 사항이나 업무상 취득한 영업비밀 및 방위산업기술 또는 관련정보를 퇴사 후에도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도 작성했다.

하지만 A씨는 2019년 4월 퇴사하면서 자신의 노트북에 보관하던 자료를 폐기하거나 반환하지 않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고 자료가 담긴 외장하드디스크를 압수당할 때까지 1년 넘게 보관했다. 자료 중 일부는 B회사가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 시도한 기술도 담겨 있었다. 관련해 조선업계에서는 ‘잠수함 임무 목적 및 특성 상 그 형상과 기능이 외부로 유출되어서는 안되므로 기술보호가 필요하다’ 등의 의견을 법정에 제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