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약금은 언제든 돌려받을 수 있다?

Q. 살 집을 보러 다니던 중 좋은 집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중개업자가 “당장 가계약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오후에 계약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급한 마음에 일단 구두로 가계약을 한 뒤, 200만원을 걸고 영수증을 받아놓았다. 그런데 나중에 더 좋은 집을 발견해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가계약을 취소하려고 하는데, 2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A. 돌려받을 수 없다.

가계약도 계약의 일종이다. 설사 구두로 한 약속이라고 해도 유효하다. 민법에 따라 당사자 간의 거래 대상이나 매매 대금, 대금 지급 방법 등에 관한 합의가 있으면 계약은 성립한 것으로 본다. 결국 가계약금을 건다는 것은 어느 한쪽이 계약을 위반할 경우 그 돈을 해약금으로 하여 매도인이 위반할 경우는 돌려주고, 매수인이 위반할 경우 이를 뺏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가계약을 취소했을 때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가계약을 조건부로 하는 경우다. 예컨데 가계약을 하면서 ‘집의 내부를 확인한 뒤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계약을 취소하고 가계약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약속한 경우에는 가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그 밖에 계약금을 일부만 지급했는데 계약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A씨는 B씨가 소유한 아파트 한 채를 5억원에 사기로 해놓고 계약금을 5000만원으로 정했다. 그런데 계약일이 금요일 오후라 은행문이 닫혀 A씨는 일단 갖고 있던 1000만원만 계약금으로 B씨에게 지급했다. 나머지 4000만원은 다음주 월요일 오후까지 주기로 약속했다. 이후 월요일 오전이 되자 갑자기 B씨가 “계약을 해제하려 한다”며 2000만원을 돌려줬다. 이 경우 A씨는 B씨에게 해약금을 더 요구할 수 있을까?

매매 계약에서 계약금은 해약금의 일종으로 취급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수인은 계약금을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고, 매도인은 계약금을 물어주고 역시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이다. 계약금의 일부만 수령된 경우에도 같다. 따라서 약정된 계약금 중 일부만 받았더라도 전체 계약금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

즉 A씨는 계약금 5000만원 중 1000만원만 B씨에게 주었지만 계약금은 여전히 5000만원이다. B씨는 계약금이자 해약금인 5000만원과 A씨에게 받은 1000만원을 모두 돌려줘야 한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총 6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