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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에 전략핵 사용땐 300만명 사망

학운 2017. 8. 18. 07:05

전술핵은 100여명 사망…방사능 피해도 제한적
북한 핵보복땐 피해 눈덩이

◆ 레이더뉴스 / 전술핵 北 모의타격 시뮬레이션 ◆

미국 전략핵과 전술핵의 파괴력은 얼마나 차이가 날까?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벨퍼과학국제문제센터가 연초에 발간한 계간 학술지 '국제안보' 봄호에 실린 케어 리버 미 조지타운대 교수 연구팀의 논문 '선제 핵공격 무기의 새 시대:핵 억지의 기술적 변화와 미래'가 이 같은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실마리를 일부 내놓고 있다.

이 논문은 폭발력이 0.3㏏인 소형 저출력 핵폭탄 'B61'과 455㏏의 핵폭탄 'W88'로 북한 핵시설 5곳을 파괴했을 때의 효과와 인명 피해를 미 국방부의 위험예측평가역량(HPAC) 프로그램을 사용해 비교 분석했다. B61은 미군의 대표적인 전술핵 중 하나다.

북한 핵시설 파괴 측면에서는 두 무기 모두 비슷한 실력을 보였다. 연구팀은 "시뮬레이션 결과 B61과 W88 모두 북한의 핵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가능성이 95%였다"고 밝혔다. 시뮬레이션에 사용된 폭탄의 개수는 B61 20개, W88 10개로 핵시설 1곳당 B61은 4개, W88은 2개를 타격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반면 두 무기의 살상 규모 면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핵무기 투하 장소를 북한 내 핵폭탄 저장고, 핵미사일 격납고, 이동식 차량발사대 방호시설 등 5곳으로 잡고 인구 희박 지역에 은폐돼 있다고 가정했지만, 전략핵을 사용할 경우 방사능 낙진 영향권에 있는 일본을 제외하고도 한반도에서만 200만∼300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위력이 큰 W88을 사용할 경우 한반도에서 200만~300만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소형·저출력의 B61을 사용할 경우 인명 피해는 100여 명 수준으로, 핵 시설 인근에서 제한적인 피해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핵폭탄 이후 방사능 피폭까지 감안하면 전략핵의 피해는 더욱 커진다. 전략핵이 지표면에서 폭발하면 섬광, 폭풍, 열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이후 방사능 물질이 섞인 낙진이 바람을 따라 넓게 이동해 피해를 가중시킨다. 낙진은 핵폭탄 폭발 원점부터 15~30㎞까지 집중적으로 떨어지고 미세한 낙진은 150~300㎞까지 퍼져나간다.

만약 핵폭발 주변에서 낙진에 포함된 600rem(렘·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단위)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24시간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크고 시간당 200rem 이상을 쬔 사람들도 2~6주 안에 사망한다. 0.5rem 이내의 극소량에 노출됐다고 하더라도 평생 방사능 후유증으로 고통받는다. 논문에서는 한반도에 북서풍이 분다는 전제하에 후쿠오카와 히로시마 등 일본 남부지역 대부분이 방사능 낙진 피해 지역에 포함된다고 예측했다.

반면 전술핵의 경우 방사능 낙진 피해 지역은 타격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논문이 분석한 전술핵 파괴력은 어디까지나 가정에 근거한 것이어서 현실은 이와 다를 수 있다.

일반적으로 B61은 폭발력이 작고 방사능 낙진이 대량 발생하는 '낙진임계선(fallout threshold)'보다 높은 곳에서 공중폭발시키기 때문에 인명 피해가 크게 나지 않는 것으로 추정한다. 만약 B61도 사람이 많은 주요 도시 지상에서 폭발할 경우 그 피해를 짐작하기 어렵다. 또한 선제적 핵무기 사용은 국제사회의 원칙을 어길 뿐만 아니라 북한이 전술핵 타격에도 무력화되지 않고 핵 보복에 나설 경우 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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