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예산 8조8600억원이 소요되는 주한미군기지 평택 이전사업에 대해 '미측 정보공유 거부'로 내용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일정이 수년간 지연되며 3조원 이상의 혈세가 추가투입됐지만, 국방부등이 여전히 현황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져 내년도까지 기지 이전을 완료하겠단 계획도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1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제출받은 '미군기지 이전현황 및 향후 계획' 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용산기지 이전협정(YRP)의 진도는 90.3%이며 건설공사는 총 57건이지만, 미 2사단 이전과 관련된 연합토지관리계획(LPP)은 '미측 정보 미공유'로 진도 및 건설공사 현황조차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은 YRP 및 LPP 협정에 따라 전국에 산재돼있는 주한미군기지를 2개 권역 49개 구역으로 통폐합 이전하는 것이다. YRP에 따른 9개 기지와 LPP에 따른 8개 기지는 우리측 비용부담으로, LPP 중 23개 기지는 미측 비용부담으로 추진중이다.
김기수 국방부 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은 "미측이 우리에게 LPP 현황을 알려줄 의무가 없고, 미측 진도 산정방식이 저희랑 다르다"며 "미측이 저희보다 조금 진도가 늦다고 볼 수 있지만 거의 비슷하다. 80%대를 예상하며,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업단 관계자도 "LPP 사업은 미측이 대부분 하다 보니 공개된 게 제한적"이라며 "저희가 LPP사업 정보공개를 요구하면 미측은 기본적인 수준에서 얘기해준다. 우린 YRP 위주로 사업을 하고 LPP는 직접적인 관여를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지이전사업 완료가 계속 지체되며 막대한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미측이 설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 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는 데 비판이 제기된다.
박주선 의원은 "당초 2008년에 완료될 예정이던 미군기지 이전사업이 수차례 연기됨에 따라 우리 정부에서 부담해야 할 사업비용이 5조4710억원에서 8조8670억원으로 3조3960억원이나 급증했다"며 "수조원의 국민혈세를 지원하면서 미국이 자료를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지이전 공정율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것은 외교적 무능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주한미군 2사단 2-8기병대대 장병들이 지난 7월13일 경기도 동두천 미2사단 캠프 케이시에서 평택 이전을 위해 중화기 등 장비를 기차에 적재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당초 정부가 2002년과 2004년 각각 국회에 제출한 비준동의안에 따르면 LPP의 경우, 한미 정상이 별도로 합의하기로 한 '캠프 케이시, 캠프 호비, 캠프 레드크라우드, 캠프 스탠리'를 제외하고는 2011년까지 이전을 완료하기로 했으며, YRP는 모든 이전이 2008년 12월31일까지 완료하도록 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은 2011년 4월29일 박주선 의원에게 보낸 서면답변에서 "한미 국방당국은 양측이 협의한 주요사업의 완료일정을 감안해 2015년까지 공사를 완료하고 준공검사와 미측 부대이동계획 등을 고려해 2016년까지 기지이전을 완료키로 합의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후 국방부는 지난 5월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군사령부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대가 2017년까지 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또 다시 일정을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국회의 비준동의를 거친 조약의 개정이 필요하단 지적이 제기됐으나 진행되지 않았다. 2016년 9월말 현재 YRP에 따른 57개 기지 중 16개는 완료됐지만 41개는 현재 진행중이며, LPP에 따른 기지 이전계획은 외교부는 물론 국방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편 내년도 LPP 사업 예산안은 전년 대비 46.5% 증가한 121억6300만원이 편성됐다. 국회 국방위는 예비심사검토보고서에서 "LPP 사업은 최근 몇 년 간 집행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올해 8월 말 현재 예산집행률도 예산현액 대비 5%정도에 그치고 있다. 2017년엔 이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란 것이 국방부 설명이나 지금까지의 집행 추이를 고려했을 때 이 사업이 계속 지연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 따르면, 2006년부터 올해까지 주한미군기지 이전에 배정된 예산은 총 5조6625억원이며, 지난해까지 3조6808억원을 집행했다. 내년도 주한미군기지이전특별회계 세입 및 세출 예산안에는 전년보다 3.5% 증가한 7408억800만원이 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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