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린(23·여)씨는 지난해 5월 일자리를 찾아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낮에는 안산 시화공단에서 일하고 밤이 되면 원곡동에서 동료 2명과 지내는 집으로 돌아온다. 짱린씨는 “기술도 배우고 돈도 벌 기회라고 생각해 한국에 왔다”며 “일이 고된 것을 제외하면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민은 171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전체인구(5106만 9375명)의 3.4%, 17개 시도 중 인구규모로 11번째인 충북(158만 9347명)보다 많다. 지난 10년간 3배 늘었다. 빠른 속도로 다문화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관리대책은 부실해 관리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행정자치부와 통계청이 공개한 ‘2015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주민은 171만 1013명이다.
이번 통계에는 조사기준시점(2015년 11월 1일 기준) 전후 3개월 이상 해외에 체류하는 외국인주민과 외국인 통계에 중복 합산되는 이중국적자를 제외했다. 다만 불법체류자는 포함했다. 실제 거주하는 인구를 조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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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행정자치부 제공 | |
◇2006년 1.1%→2015년 3.4% 3배 ‘껑충’
외국인주민은 해마다 늘고 있다. 첫 조사를 시작한 2006년 53만 6627명(주민등록인구 대비 1.1%)에 불과했던 외국인 주민은 10년만에 3배 이상 늘었다.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유학생, 외국국정동포 등 우리나라 국적을 가지지 않은 사람이 136만 3712명(79.7%)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한국국적을 취득한 사람(혼인귀화자·기타귀화자) 14만 9751명(8.8%) △외국인주민 자녀 19만 7550명(11.5%) 등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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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거주하는 외국인 유형별 현황 | |
외국인주민 3명 중 2명(66.4%)은 일 때문에 한국에서 거주 중이다. 외국인 근로자가 33.5%(57만 3378명)로 가장 많았고 △외국국적동포 12.6%(21만 6213명) △기업투자자·특파원·불법체류자 등 기타 외국인 20.3%(34만 7028명) 등도 있었다.
국적별로 보면 2명 중 1명은 중국 출신이었다. 이들은 52.8%(86만 8611명)로 한국계 중국인이 37.1%(61만 554명), 중국인이 15.7%(25만 8057명)로 집계됐다.
중국 다음으로는 △베트남 12.6%(20만 7383명) △인도·파키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네팔·부탄 등 남부아시아(인도권) 5.7%(9만 4226명) △태국 4.9%(8만 933명) △필리핀 4.8%(7만 8570명) △미국 3.9%(6만 3444명)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3.1%(50,954명) △캄보디아 3.1%(50,664명) 등의 순으로 많았다.
외국인주민은 6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거주했다.
시도별로는 경기 32.1%(54만 9503명), 서울 23.9%(40만 8083명), 경남 6.6% (11만 2387명), 인천 5.2%(8만 9515명), 충남 5.2%(8만 8189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집중적으로 모여 사는 지역은 △안산(7만 5965명) △영등포(5만 7000명) △수원(5만 1258명) △구로(4만 7123명) △화성(4만 6136명) △시흥(4만 3295명) △부천(3만 2475명) 등 주로 공단 근처였다.
성별로는 남성이 53.8%((92만 1006명) 여성이 46.2%(79만 7명)로 남성이 7.6%포인트(13만 999명) 더 많았다.
◇외국인 범죄도 급증
이들이 우리나라에 적응하는 과정에는 언어와 문화 등 걸림돌이 많다. 하지만 이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제한적이다. 그렇다 보니 범죄 피해자나 가해자가 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 건수는 2013년 2만 6663건에서 2014년 3만 684건, 2015년 3만 8355건 등으로 느는 추세다. 지난 상반기에만 2만 5570건의 외국인범죄가 발생했다.
최근 3년간 범죄 유형으로는 폭력이 2만 7897명으로 가장 많았고 지능범죄 1만 2863명, 절도 6281명 등이었다. 성폭행(1656명)과 살인(242명) 범죄자도 적지 않았다.
2014년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과 지난해 4월 경기 시흥시 시화호 선착장 부근에서 발견된 토막 시신 모두 외국 국적소지자의 범죄로 밝혀졌다. 20대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외국인 등 4명은 지난해 서울 한 은행에서 환전을 하는 것처럼 속여 100유로 지폐 11장을 빼돌리다 적발됐다.
심덕섭 지방행정실장은 “이번 통계를 활용해 외국인주민 지원체계 구축과 함께 외국인주민과 지역주민이 더불어 사는 사회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