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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54만㎏… 발암물질 엄청나게 내뿜는 대기업 20곳 명단

학운 2016. 10. 5. 20:57

Fact
▲울산 현대중공업이 2014년 한 해에만 총 54만㎏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발암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50대 대기업 그룹(자산총액 기준,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 가운데 발암물질 배출량 1위다. ▲거제도 대우조선해양은 42만㎏,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은 34만㎏의 발암물질을 배출했다. ▲증평에 있는 SK이노베이션은 발암물질인 ‘디클로로메탄’을, 여수에 있는 LG화학 여수공장은 1급 발암물질인 ‘염화비닐’을 전국에서 가장 많이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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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국내 50대 대기업 그룹(계열사 포함, 자산총액 기준) 중에서 가장 많은 발암물질을 배출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확인됐다.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이 한 해 동안 배출한 발암물질 규모는 무려 50만㎏을 훌쩍 넘겼다.(2014년 기준)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은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 배출·이동량(PRTR) 정보스시템’을 분석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환경부 산하 화학물질안전원은 국내 업체들의 화학물질 배출량을 ‘화학물질 배출·이동량(PRTR) 정보스시템’을 통해 밝히고 있다. 공개 대상은 발암물질을 포함한 유독성 화학물질 415종 가운데 한 종류 이상을 배출하는 업체 3000여곳이다. 

울산 현대중공업 공장, 발암물질 배출량 전국 1위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울산 동구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은 2014년 한 해 동안 무려 54만1678㎏의 발암물질을 배출했다. 50대 대기업 그룹 계열사 가운데 발암물질 배출량 1위다.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이 뿜어낸 발암물질의 종류는 ‘에틸벤젠’(53만8606㎏)과 ‘스티렌’(3072㎏)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에틸벤젠과 스티렌을 모두 ‘2B군 발암물질(IARC 2B)’로 분류해 놓았다. 2B군 발암물질이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자료와 동물실험 자료가 부족하지만 발암 가능성이 있는(possibly carcinogenic) 물질”을 말한다. 휘발유, 니켈, 납, DDT(농약), 휴대폰 전자파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에틸벤젠은 호흡기 질환, 가슴 압박, 어지럼증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스티렌은 두통, 피로, 우울증, 청력손실 등의 부작용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공장 전경. photo=www.mj21.org




“조선업체, 니스칠 하면서 에틸벤젠 배출”

현대중공업 본사 공장 다음으로 발암물질을 많이 배출한 업체는 대우조선해양(경남 거제시 아주동)이다. 2014년 1년간 이곳에서 배출된 발암물질은 총 42만3660㎏이다. 해당 물질은 모두 에틸벤젠이다. 

발암물질 배출량 3위는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삼호중공업(전남 영암군 삼호읍)으로 나타났다. 이 업체는 총 34만4723㎏의 발암물질을 배출했다. 배출 물질은 모두 에틸벤젠이다. 

조선업체가 발암물질, 특히 에틸벤젠 최다 배출업체 1~3위를 휩쓴 배경에는 조선업 특유의 산업적 특성이 있다. 화학물질안전원 사고예방심사과 이상목 팀장은 5일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에 “현대중공업 등의 조선업체는 배를 건조하면서 니스(윤을 내고 투명한 막을 만드는 도료) 칠을 하는데, 니스의 주요 성분이 에틸벤젠”이라며 “하지만 건조하는 배가 크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와 달리 실외에서 니스칠을 해 에틸벤젠은 대기중으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에틸벤젠은 대기 중에서 분해가 잘 되기 때문에 사람이 흡입할 가능성은 적다”고 부연했다. 

“에틸벤젠, 늦게 분해돼 대기 중에 남아 있을 가능성”

하지만 반대 의견도 있다.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김용표 교수는 5일 팩트올과의 통화에서 “에틸벤젠은 화학분해 시간이 빠른 편이 아니다”라며 “배출량이 많다면 빨리 분해되지 않고 대기 중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임종한 교수도 “유독물질이 늦게 분해되면 다른 화학물질과 뒤섞여 더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광고없는 언론 팩트올 조사결과, 발암물질 배출량(2014년 기준) 상위 50개 기업에 포함된 50대 그룹(계열사 포함)은 총 20곳이다. 순위는 다음과 같다.

①현대중공업 본사 공장(울산 동구 전하동·54만1678㎏)
②대우조선해양(경남 거제시 아주동·42만3660㎏)
③현대삼호중공업(전남 영암군 삼호읍·34만4723㎏)
④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충북 증평군 증평읍·26만9447㎏) 
⑤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전북 군산시 비응도동·17만8962㎏) 
⑥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경남 거제시 장평동·16만906㎏) 
⑦현대미포조선(울산 동구 방어동·15만7111㎏) 
⑧코오롱 생명과학 충주공장(충북 충주시 대소원면·14만7294㎏) 
⑨코오롱 생명과학 김천공장(경북 김천시 응명동·12만3063㎏) 
⑩LG화학 여수공장(전남 여수시 화치동·7만8943㎏) 
⑪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울산 동구 방어동·7만2527㎏) 
⑫한화토탈(충남 서산시 대산읍·6만8196㎏) 
⑬현대자동차 울산공장(울산 북구 양정동·5만1446㎏) 
⑭현대미포조선대불공장(전남 영암군 삼호읍·4만8548㎏) 
⑮효성용연3공장(울산 남구 용연동·4만2227㎏) 
⑯롯데케미칼 대산공장(충남 서산시 대산읍·4만2079㎏) 
⑰SK이노베이션 청주공장(충북 청주시 봉명동·4만1646㎏) 
⑱현대중공업 용연공장(울산 남구 황성동·4만919㎏) 
⑲LG전자 창원1공장(경남 창원시 가음정동·3만5959㎏) 
⑳현대미포조선온산공장(울산 울주군 온산읍·3만4215㎏)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 photo=tong.visitkorea.or.kr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니스’가 필요한 조선업체 외에도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코오롱 생명과학 충주공장, 코오롱 생명과학 김천공장, LG화학 여수공장 등도 다량의 발암물질을 배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발암물질 ‘디클로로메탄’ 배출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은 전기차나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소재를 만든다. 그리고 코오롱 생명과학 충주공장은 의약품을, 코오롱 생명과학 김천공장은 필름제품을 생산한다. 이 세 곳에서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발암물질은 ‘디클로로메탄’이다. 에틸벤젠과 마찬가지로 2B군 발암물질이다.

디클로로메탄은 의약품의 합성을 돕는 용제나 필름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이온분리막(LiBS)’의 필름도 디클로로메탄을 이용해 제작된다. 화학물질안전원에 따르면 디클로로메탄은 구토, 어지럼증, 피곤함 등을 일으킨다. 



PVC로 만든 호스. photo=www.mobilemilkingmachine.com


LG화학 여수공장은 염화비닐 배출량 1위

LG화학 여수공장은 석유화학제품을 만든다. 이 업체가 배출하는 발암물질 중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염화비닐(4만7537㎏)이다. 

‘염화비닐’은 암을 유발하는 ‘1군 발암물질’이다. 담배연기와 술, 석면 등이 1군 발암물질에 속한다. LG화학 여수공장 총무과 이현준 차장은 5일 “PVC(폴리염화비닐)의 주성분이 염화비닐”이라며 “우리 공장은 전국에서 PVC를 생산하는 규모가 가장 크다보니 염화비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