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아라뱃길은 자전거 동호인 사이에서 매우 인기 있는 코스다.
한강과 서해를 잇는 18km 길이의 수로를 옆에 두고, 산뜻하게 정돈된 전용도로를 질주할 수 있어서 수도권의 웬만한 자전거 동호인이라면 한 번쯤은 가게 되는 명소다.
그러나 아라뱃길이 말 그대로 '뱃길'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들여다보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개통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연간 물동량은 예측치의 10%를 밑돈다.
아라뱃길 조성 사업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물류 기능은 완전히 실패했다는 진단마저 나온다.
3일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아라뱃길 물동량은 개통 1년차(2012년 5월25일∼2013년 5월24일) 52만1천t, 2년차 49만2천t, 3년차(2014년 5월25일∼2015년 5월24일) 68만9천t으로 한국개발연구원(KDI) 예측치의 7.7%, 6.9%, 9.1%에 불과하다.
개통 이후 물동량이 서서히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예측치의 10%에도 못미친다.
아라뱃길 양쪽 끝에 조성된 경인항 인천터미널과 김포터미널에는 선박 없이 부두가 텅 비는 날이 많다.
이달 1일에도 12척의 배를 수용할 수 있는 인천터미널 부두에는 화물선 2척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부두의 하역능력 대비 처리 물동량은 더욱 적다.
791만3천t 규모의 하역능력을 갖춘 인천터미널은 개통 3년차 한 해 동안 68만7천632t(6.7%)만 처리했다.
2009년 아라뱃길(당시 경인운하) 건설 반대 퍼포먼스
김포터미널은 349만t의 하역능력을 갖추고도 같은 기간 1천668t(0.05%)의 화물만 처리했다.
물류 기지로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뱃길 조성공사 이전부터 예견됐다.
주변에 인천항 내항과 북항이 있기 때문에 굳이 2∼3시간을 추가로 허비하면서까지 아라뱃길을 거쳐 경인항을 이용할 선박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아라뱃길이 18km 길이에 불과해 선박을 이용하지 않고 트럭 등 육상운송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운송비 절감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맞아떨어졌다.
아라뱃길 사업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본격 시작됐다.
수도권에서 한계에 이른 육상운송수단을 보완하고 관광과 레저가 융합된 새로운 개념의 물류 기능을 선보인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시민환경단체와 학계 일부 전문가들은 운하가 유발하는 경제효과가 미미하다는 다른 나라 사례들을 제시하며 "엄청난 국고만 축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사업은 강행됐다.
아라뱃길이 건설되면 신규 일자리 2만5천개가 창출되고 생산유발 효과가 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장밋빛 분석이 각계각층에서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를 삼켜 버리고 말았다.
18km 길이 수로와 경인항 항만시설을 건설하는데 투입된 비용은 무려 2조6천700억원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2008년 작성된 KDI의 물동량 예측치가 다소 과다하게 추산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아라뱃길 물동량이 매년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물류 기능을 활성화하며 관광·레저 기능도 살려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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