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상태에서 시동이 꺼진 오토바이를 타고 내리막길을 내려온 20대 남성에게 음주운전죄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내려졌다.
다만 이 남성은 남의 오토바이를 훔쳐 탄 혐의로 처벌받게 됐다.
청주지법 형사4단독 이지형 판사는 오토바이 절도와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ㄱ씨(24)에게 징역 1년에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18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0월3일 오전 4시18분쯤 술에 취해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일대를 돌아다니다 열쇠가 꽂힌 상태로 길에 세워진 100㏄ 오토바이를 발견했다.청주지법 전경.
이 오토바이는 방전돼 시동이 꺼진 상태였다.
그는 원동기 면허가 없었지만 오토바이에 올라탔다.
그리고는 바퀴가 움직이도록 기어를 중립에 놓은 뒤 내리막길로 운전해 오토바이를 몰고 달아났다.
ㄱ씨가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달아나는 모습을 본 주인은 30m정도를 뒤쫓아가 그를 붙잡았다.
경찰에 넘겨질 당시 ㄱ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47%였다.
그는 절도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및 무면허운전 혐의로 재판을 받게됐다.
ㄱ씨는 절도 혐의가 인정돼 처벌을 받게됐지만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에 대해서는 혐의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가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지 않았고 발진조작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로교통법 상 자동차의 정의는 엔진 등 원동기를 쓰는 운송 수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오토바이를 포함한 자동차 운전은 원동기를 사용하는 행위라고 명시했다.
즉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기어를 중립에 놓거나 클러치를 잡은 상태로 오토바이를 ‘타력 주행’했다면 원동기를 운전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이 사용 방법에 따라 엔진을 시동시키고 발진 조작을 하지 않았다면 오토바이를 운전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음주운전과 무면허운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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