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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의 한 중고차매매단지에서 고철값에 인수된 미군 폐기 차량들이 세탁 과정을 거친 후 고가 차량으로 둔갑해 판매되고 있다.(위) 이 차량들은 경북 김천시 아포읍의 한 미군기지에서 반출됐다.(아래) 오승현기자 |
5일 주한미군과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등에 따르면 상이군경회는 국내 주둔 중인 미군기지 50여 곳에서 발생하는 고철 등의 폐기물 처리를 맡고 있다. 캠프 험프리나 K-55 등 육군ㆍ공군 할 것 없이 모든 미군 부대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김천재산처리처(DLA)로 모여 상이군경회 또는 일반 폐기물처리업체 등으로 빠져나간다.
이 중 30%를 상이군경회가 연간 계약을 맺고 인계받아 고물상 등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김천 DLA는 경북 김천시 아포읍 일대 10만2천49㎡의 부지에 8개 동의 건축물을 갖추고 지난 2009년 건립됐으며, 내구연한이 만료된 각종 미군 물품들을 모아 재활용 여부 및 매각 등을 결정하는 곳이다.
이런 가운데 미군에서 사용되던 일부 군용 차량들까지 고철로 분류돼 반출, 일련의 세탁 과정을 거친 뒤 수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상이군경회부터 개인에게까지 넘어가는 과정에서 자동차매매상과 개인 차량 판매업자들이 개입해 차량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뻥튀기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선 상이군경회가 미군기지 김천 DLA에서 고철 명목으로 차량을 매입한 뒤, 상이군경회가 위탁한 중간 차량 매매상에 고철 값과 각종 세금, 수수료(5~10%가량)가 포함된 금액에 재판매한다.
이렇게 미군 차량을 인수받은 중간 차량 매매상이 또다시 웃돈을 받고 개인 차량판매업자들에게 차량을 넘기면, 개인 차량판매업자들은 환경인증ㆍ자기인증 등을 거쳐 국내 번호판을 발급받아 차량에 부착해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차량에 붙은 가격은 천정부지로 샘솟는다. 중간 차량 매매상과 개인 차량판매업자들의 이익을 위해서다.
실제로 미군에서 사용되던 2008년식 CCC 트레일러(6WD) 차량의 경우 미군 부대에서 200만 원가량의 고철 값에 상이군경회로 인수된 뒤, 중간 차량 매매상에 300여만 원에 넘겨졌다.
중간 차량 매매상은 이를 1천여만 원에 개인 차량판매업자에 1차 판매했고, 개인 차량판매업자들은 세탁 과정을 거친 뒤 ‘98라9XXX’ 번호판을 부착해 3천500만 원에 최종 소비자들에게 내놨다. 미군 부대에서 반출될 당시 가격보다 17배가 넘게 뛴 셈이다.
미군에서 사용된 국내 차량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관세를 내고 미군으로 들어간 국산 차량들도 반출될 때는 고철로 외부로 나온다. 이후 뻥튀기 된 금액에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갤로퍼, 렉스턴, 포터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국산차량들이 그 대상이다.
이에 대해 상이군경회 관계자는 “우리는 미군이 불용처리한 차량들만 인수받아 매각한다”며 “그 이후 과정은 잘 알지도 못하고 관여도 하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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