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그 자매들은 탈세와 불법 증축, 개발정보 이용 등 부친인 최태민씨처럼 ‘교묘한 방식’으로 부를 관리, 팽창시켜온 것으로 확인됐다. 영애 박근혜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우고 구국봉사단을 만들어 이를 좌지우지하고, 영남대와 육영재단을 장악해 부정축재했던 최태민씨가 1994년 사망하면서 그 재산은 다섯번째 부인 임선이씨와 최순실 세 자매에게 은밀하게 넘어간 셈이다.
최씨 자매는 이런 ‘종잣돈’을 기반으로 서울 강남 일대 부동산을 대거 매입해 장기 보유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집권 이후 획득한 개발정보를 활용한 투기 등으로 현 시세로 3400억원대에 이르는 부를 축적한다.
세무조사 당시 파악한 1980∼1996년 최씨 일가(임선이, 최순실, 정윤회) 부동산 매매 기록만 총 30여건에 달한다. 이들은 개발 광풍이 불었던 1980년대 강남의 유명 아파트를 사고팔거나 단독주택을 매입한 후 빌딩이나 다세대주택을 지어 수익을 올렸다. 증여 과정에서는 교묘히 탈세를 저지르다 적발되기도 했다.
모친 임씨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1985년), 서초구 잠원동 반포 한양아파트(1982년), 역삼동 689-25번지 단독주택, 삼성동 45-12번지 단독주택 등을 사고팔거나 증여했다. 이 가운데 삼성동 요지에 위치한 부동산(승유빌딩)은 딸 최순득씨와 남편 장석칠씨에게로 명의신탁 방식을 통해 넘어갔다. 원래 최순득씨의 재산인데 명의만 임씨로 올려 놨다가 뒤늦게 이를 바로잡았다는 것이 최씨 측 해명이지만 설득력이 떨어졌다.
국세청은 이 부분도 증여에 해당한다고 보고 증여세 11억5500만원을 부과했다. 명의신탁을 통한 재산 상속은 당시 허술한 세법을 교묘히 이용해 부자들 사이에 자주 쓰인 방법이다. 이 주택은 박근혜 대통령 사저와 100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역삼동 주택은 최씨 부부에게 넘어간 이후 빌라를 신축해 분양했다. 임씨의 재산은 대부분 남편 최태민씨가 남긴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최순실씨의 첫 부동산 거래는 24세였던 1996년 서대문구 충정동 한 부동산을 시작으로 강남구 신사동 639-11번지, 신사동 640-1번지(미승빌딩), 역삼동 812-13번지, 개포동 경남아파트, 경기 이천시 백사면 일대 임야 100만㎡ 등의 매매로 이어졌다.
최씨의 소득세 신고내역에는 초이태권도(유치원), 영진전문대 급여, 건물 임대소득 등이 주를 이뤘다. 자금 출처에 대해 최씨는 유치원 운영수익과 임대수익 등이라고 소명했다. 최씨의 부동산 매매이력 역시 강남 부동산과 수도권 개발예정지 등에 대한 투자가 주를 이뤘다.
미승빌딩 인근 미래부동산 이기동 실장은 “최씨의 부동산 매매이력을 보면 강남권은 장기투자로 거주와 임대수익을 얻고 수도권 개발예정지는 정보를 바탕으로 단기투자해 수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신사동 639-11번지는 옆 필지의 개발 시점을 노려 시세보다 높은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윤회씨는 결혼 전인 1982년 강서구 화곡동 주공아파트 매매 이후 10여년간 부동산 매매기록이 없었다가 결혼 직후인 1997년 경기 고양시 마두동 건영빌라를 매매했다. 정씨의 소득세 신고내역을 보면 1997년 운영한 일식집 풍운 수익과 역삼동 팜빌라 임대수익, 1996년 건영빌라 임대 소득과 정씨가 대표로 있던 얀슨(커피 수입판매, 의류가구 수입판매, 이주자 모집알선 등) 소득 등이다.
최씨는 1993년 유치원을 운영하던 중 주차장 일부를 용도변경 허가없이 불법 증개축했다가 구청에 적발돼 벌금 100만원을 물기도 했다.
최씨의 모친 임씨는 친아들인 조순제씨 등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자로 1800만원을 받고 신고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드러나 이를 납부하기도 했다. 당시 이 사채 수익은 조씨와 김모씨 등에게 빌려준 돈으로 명시돼 있다. 친아들에게 사채 이자를 받았다는 소명을 할 정도로 자금의 원천이 어딘지 석연찮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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