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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우세땐 신재생·IT·인프라주, 트럼프-우위땐 정유·제약·방산 유망

학운 2016. 9. 26. 07:43


헬스케어·인프라·에너지 관련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미국 대선후보들의 첫 TV 토론회(26일·현지시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국내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클린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토론 결과에 따라 수혜업종·관련주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선 TV 토론회, 특히 1차 토론회는 향후 대선 판세를 가늠하는 1차 분수령이나 다름없다. 미 대선 결과(11월8일)는 12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여부와 더불어 연말 증시 향방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힐러리 클린턴
토론회 결과가 가장 극명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에너지와 인프라·헬스케어다. 25일 신한금융투자는 클린턴 후보가 토론회에서 우위를 점할 경우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상승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클린턴 후보는 셰일가스 시추 규제와 화석연료 관련 기업에 대한 보조금 중단 등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다. 클린턴 후보가 우세하게 되면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관련주뿐만 아니라 한화케미칼(009830)·OCI(010060)(태양광)·유니슨(018000)(풍력) 등 국내 종목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반면 트럼프 후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로부터의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며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주장해왔다. 그가 토론회에서 클린턴 후보를 압도할 경우 정유회사를 비롯한 전통 에너지 산업의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클린턴 후보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공약은 원유 수요 축소에 따른 완만한 유가 상승세를, 트럼프 후보의 공약은 단기적 유가 하락 및 가격 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프라 역시 관심 업종이다. 두 후보는 인프라 투자를 통한 미국 경제의 활력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아직 트럼프 측이 구체적인 방법론을 밝히지 않았지만 양 후보의 방향이 다소 다를 것으로 예측되면서 이번 토론회에서의 발언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042670)나 상장을 앞둔 두산밥캣 등 국내의 인프라 관련 장비·소재 관련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헬스케어 산업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클린턴 후보의 당선은 병원 등 의료시설, 의료보험 관련주의 수혜로 이어지고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면 거대 제약·바이오주가 힘을 얻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클린턴 후보는 ‘오바마케어’를 계승하면서 약값 규제 등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밖에 클린턴이 승기를 잡을 경우 정보기술(IT)주, 트럼프가 우세할 경우 방산주가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내 증권가는 대체로 클린턴 후보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 후보가 클린턴보다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해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폐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 극단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김유겸 LIG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선 토론회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끝난 후에야 업종·종목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대선을 앞두고 코스피가 과거처럼 약세를 보일지도 관심사다. NH투자증권(005940)이 지난 1988년부터 2012년까지 일곱 차례의 대선을 전후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코스피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미국 대선이 치러지기 전 1개월 동안은 한미 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는 불확실성 때문에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대선 후에 다시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