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부동산 투자 규제설에 나흘 연속 1000채 이상 신규 분양...이혼 등기소에 줄 형성
중국 은행 7월 신규 대출 99% 부동산 대출...왜곡된 결혼관•제조업 투자 위축 가속 우려
중국 상하이에 또 다시 부동산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9월 부동산 투자 규제설’에 30일까지 나흘 연속 신규 분양건수가 1000채를 웃돌았다. 부동산 투자를 이유로 이혼 등기소에 줄을 서는 진풍경이 빚어지면서 시장이 전통적 규범을 왜곡시킨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광풍은 상하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 제조업 대표 지역인 광둥성의 둥관에서는 공장 문을 닫고 부동산 투자에 나선 기업인들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이 제조업에 투자된 자금마저 빨아들이는 형국이다.
특히 중국 은행들의 7월 신규 대출 가운데 99%가 부동산 관련 대출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은 경기하강기에 부동산 과열을 억제시키는 한켠 소도시의 부동산 재고를 해소하는 부양책을 펴야하는 복합 딜레마에 빠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은 부동산 부양과 투기 억제를 동시에 이뤄내야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베이징의 신축 빌딩 ./조선비즈
◆부동산 광풍에 일그러진 결혼관
상하이 시 정부가 29일 부동산 규제설을 공식부인하고 나섰지만 30일 하루동안 신규분양 건수가 2000채를 넘어섰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앞서 28일엔 상하이부동산거래중심의 시스템이 일시적 장애를 겪으면서 부동산규제 우려가 확산됐다. 3월 상하이시 정부가 부동산 규제조치를 발표하기 직전에도 부동산거래중심의 시스템이 장애를 겪은 적이 있다.
중국내 부동산 투자 열풍은 1선도시를 넘어 2선도시로 확산되고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신규 주택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오른곳은 선전으로 41.4%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경제참고보는베이징시 차오양구의 한 아파트 신규 분양 가격이 m²당 5만위안에서 8만위안으로 올랐다고 최근 전했다.
난징 샤먼 허페이 같은 2,3선 도시들도 7월 가격 상승폭이 30%를 웃돌았다. 특히 전월대비 기준으로 7월 신규주택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샤먼으로 4.6%를 기록했다. 기존주택의 경우 전월 대비 3.2% 오른 허페이가 1위에 올랐다.
중국판 카카오톡 위챗에 돌고 있는 상하이 이혼등기소 모습/화얼제젠원
부동산 과열이 왜곡된 결혼관까지 만들어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언론들은 부동산 대출 추가 규제설이 돌자 앞당겨 주택구매를 위해 이혼하려는 부부가 늘고 있는 상하이 현장 르포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상하이의 한 이혼등기소 앞에 7시부터 줄을 선 서는 모습이 중국 SNS를 떠돌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를 위해 이혼하는 사례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지만 최근 상하이에서 급증하면서 또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상하이 통계연감에 따르면 상하이시 정부가 부동산 구매 제한정책을 취하기 전 6년여간 4만7000여건 정도를 맴돌던 이혼건수가 2013년 7만여건으로 늘어났다. 중국언론들은 이를 두고 상하이에서만 매년 부동산 투자를 위한 이혼건수가 2만여건에 이른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부동산 투자 규제가 가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부동산은 가짜 이혼뿐 아니라 가짜 결혼도 양산한다. 해당 도시 호구(戶口)를 가진 투자자로 부동산 구매를 제한하는 조치에 맞서 위장 결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신차이푸(新財富) 등 중국언론들이 전했다. 위장결혼을 위한 산업이 이미 형성됐다는 것이다. 부동산 투자과열이 결혼을 투기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물론 이혼도 서류상으로만 이뤄지지만 이 과정에서 부부간의 불신이 싹 틀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동산 대출이 은행 대출 급증 배후
인민은행은 최근 발표한 7월 금융시장 동향에서 위안화 신규대출 4636억위안 가운데 부동산 부문이 98.7%인 4575억위안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건설 농업 등 10개 중국 상장은행들이 내놓은 상반기 실적을 보면 부동산 신규대출이 1조1300억위안으로 같은 기간 신규 대출의 42%를 차지했다. “부동산이 상반기 대출 증가의 주요인”(제일재경일보)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에서 개인들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6월말 현재 16조55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다. 부동산 가격상승폭이 가장 높은 선전의 경우 올 상반기 신규 개인 주택담보대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배 증가했다. 선전에서 올 상반기에 거래된 기존주택 가운데 대출을 일으켜 매입한 비중은 93.7%로 2011년 대비 11% 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대출 증가는 중국 당국이 내세우는 공급측 개혁의 5대 과제중 하나인 디레버리링(부채 축소)과 배치되는 현상이다. 부동산 투자 규제조치에도 불구하고 추가 규제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정부는 이미 부동산중개업자의 주택 매입 계약금 대출 중개행위를 금지시켰다. 허페이 난징 우한 쑤저우 일부 2선도시에서 부동산 대출과 구매를 제한하는 정책을 다시 가동했다.
상장한 부동산개발상이 증자 대금으로 토지를 매입하는 행위도 금지됐고, 토지 매입 대금의 50%이상을 자기자금으로 충당해야한다는 규제도 시행중이다. 하지만 일부 부동산 개발상은 그림자 금융을 통해 자기자금 분담 비율을 전체 토지매입 자금의 25%로 낮추는 편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대출 부실비율이 낮아 부동산 대출 여력이 크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4대 국유 상업은행중 부실대출 비율이 가장 높은 농업은행의 경우 6월말 현재 부실 부동산대출이 88.7억위안으로 부실 비율이 0.4% 에 그쳤다. 농업은행이 기업에 내준 단기대출의 부실 비율 6.49%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투자 갉아먹는 부동산
부동산 투자 급증은 거품우려로 지속가능하지 않은데다 제조업 투자를 갉아먹는 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의 공장으로 불리는 둥관에서 제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 공장 문을 닫고 친척 명의로 부동산 투자에 나선 사례가 홍콩 동방일보 등을 통해 최근 소개되기도 했다. 중국의 6월 제조업 투자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0.3%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반전했다. 5월 제조업 투자 증가율은 1.3%였다.
중국 당국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다고 해도 제조업 투자가 줄어들 경우 고정자산투자를 보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중국에서 고정자산투자를 형성하는 3개 부문을 보면 제조업 35%, 부동산 18%, 기초시설(인프라) 투자가 23%를 차지한다.
올들어 7월까지 고정자산투자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8.1%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산하 연구기관의 고위관계자는 “올해 성장률 목표(6.5~7%)를 달성하려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최소 10% 이상돼야한다”며 투자 증가율이 위험한 수준으로 둔화됐다고 경고했다.
인프라투자 증가율은 5월 19.8%에서 6월 21.7%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25% 안팎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투자가 확대되는 것은 전체 투자 위축을 보완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과도할 경우 실물경제로 흘러가야할 자금흐름을 왜곡시킨다는 문제가 있다. 신화통신은 29일 논평에서 부동산 재고 문제를 부채확대(레버리징)를 통해 해결하려는 것은 독주로 갈증을 해소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과거 부동산 과열 억제는 대부분 경기과열 시기에 맞춰 이뤄졌지만 이번엔 경기 둔화시기와 겹쳐있는 게 다르다. 특히 중국의 일부 3,4선 도시들은 아직도 부동산 재고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이 일률적인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을 취하기 어려운데다 섬세하게 강약 조절을 해야 하는 이유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와 부동산 경기의 양극화 문제를 풀기 위해 부동산경기 부양과 억제를 동시에 이뤄내야하는 도전이 중국 당국을 고민에 빠져들게 하고 있다.
'경제·의료·국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포스트 차이나’ 베트남…“자고 나면 공장이 쑥쑥 (0) | 2016.09.06 |
|---|---|
| 포스코, 태국에 동남아 첫 車강판 생산기지 준공 (0) | 2016.09.01 |
| 한진그룹, 한진해운 법정관리 앞두고 자산 빼돌렸나? (0) | 2016.08.31 |
| 확률형 게임아이템 "정당한 수익구조" vs "사행성 도박 (0) | 2016.08.31 |
| 국세청도 외국계 담배회사 재고차익 ‘정조준’ (0) | 2016.08.31 |